최근 광주에서 벌어진 '소비 쿠폰 카드 색상 논란'은 단순한 행정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문제를 드러냈습니다. 소득 수준에 따라 카드 색을 다르게 지급해버린 탓에 시민들은 편의점에서도 “아, 저 사람은 기초생활수급자구나” 하고 알 수 있는, 말 그대로 디지털 신분제 사회를 실시간으로 경험하게 된 셈이죠.
문제를 바로잡겠다며 '스티커를 붙여 색을 가리자'는 조치를 시행했지만, 그 과정에서 말단 공무원들의 혹사와 결제 오류라는 2차, 3차 대참사가 이어졌습니다. 그 어떤 책임자도 명확한 사과는 없고, 시민은 “알아서 떼라”는 황당한 안내만 받은 채 허탈하게 이 행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이번 사건의 핵심 문제를 하나씩 짚어보며, 우리가 무엇을 배워야 하고 어떤 변화가 필요한지 함께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목차
- 현대판 신분제? 소비 쿠폰 카드 색상 논란의 본질
- ‘급한 불 끄기’의 민낯: 스티커 대응과 공무원 혹사
- 결제 오류 대란: “알아서 떼세요”라는 무책임
- 이건 단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무능
- 지방정부의 책임, 신뢰는 어디로 갔나
- 우리가 묻는다: 시장은 왜 존재하는가
1. 현대판 신분제? 소비 쿠폰 카드 색상 논란의 본질
광주광역시는 소상공인 지원,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등을 대상으로 소비쿠폰을 지급하며 카드 색상을 다르게 했습니다. 문제는 이 ‘색상’이 소득과 신분을 구분하는 기준으로 작용했다는 겁니다.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조차 색깔만 보고 “아, 이 사람은 기초수급자다”라고 알아차릴 수 있게 만든 행정.
가난이 죄입니까? 어려운 상황에서 복지 혜택을 받는 것이 왜 ‘표식’이 되어야 합니까?
이것은 단순한 색상 문제가 아닙니다. 공공행정이 시민의 신분에 낙인을 찍는 위험한 선례를 남긴 것입니다.
2. ‘급한 불 끄기’의 민낯: 스티커 대응과 공무원 혹사
논란이 커지자 광주시는 급히 ‘스티커로 색상 가리기’ 조치를 시행합니다. 모든 소비카드에 동일한 스티커를 덮어 색상을 통일하겠다는 조치였지만, 이게 또 말단 공무원들의 야근, 야근, 또 야근으로 이어집니다.
시청 윗선의 설익은 아이디어 하나로 동 주민센터 공무원들은 밤 12시가 다 되도록 수천 장의 카드에 스티커를 붙이며 고된 노동에 시달렸습니다. 시민의 분노는 시장에게 향했고, 공무원 노조조차 “임기말이라고 무책임하게 일하지 말라”며 강기정 시장을 정면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3. 결제 오류 대란: “알아서 떼세요”라는 무책임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스티커를 붙인 카드가 결제 단말기에서 인식이 안 되는 사고가 속출하기 시작한 겁니다. 스티커에 기포가 생기거나 인식 센서를 가리면서 결제가 되지 않아, 상점에서는 “스티커 떼고 긁으세요”라는 안내까지 등장합니다.
이러면 또다시 신분 노출 문제로 돌아가는 것이죠. 색깔을 가리겠다고 스티커를 붙였다가, 그 스티커가 결제를 막으니 떼야 하고, 떼면 신분이 다시 드러나는 악순환입니다.
광주시의 공식 입장은 이랬습니다.
“결제가 안 되면 스티커를 떼고 결제하시면 됩니다.”
이게 과연 시민을 대하는 행정입니까?
4. 이건 단순 실수가 아니라 구조적 무능
이번 사태는 하나의 작은 실수가 아니라, 정책 설계 단계에서부터 총체적으로 실패한 예입니다.
- 신분 노출 위험성 검토 없이 색상 분류를 강행
- 기술 검토도 없이 ‘스티커 덧붙이기’ 조치 시행
- 말단 공무원에게 모든 실행 부담 전가
- 결제 장애 발생 후 무책임한 공식 해명
기획 → 실행 → 대응, 모든 단계에서 시민 중심 행정은 사라지고, 편의주의와 보여주기식 행정만 남았습니다.
5. 지방정부의 책임, 신뢰는 어디로 갔나
광주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상징 도시로 불리는 곳입니다. 그런데 지금 그 상징이 무너지고 있습니다. 시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을 이렇게 졸속으로 집행해도, 제대로 된 해명도, 사과도 없다는 것 자체가 시민을 무시한 행정의 표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건 시장의 철학과 시정 리더십의 문제입니다. 진짜 문제를 외면한 채 땜질식 처방만 내놓다가는, 시민은 더 이상 시정을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6. 우리가 묻는다: 시장은 왜 존재하는가
정책은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실수를 대하는 태도가 그 조직의 수준을 보여줍니다.
이 사안은 차별과 낙인이라는 사회적 민감 이슈를 다루는 만큼, 시장과 시의회, 관련 부서 모두가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돌아온 건 “알아서 떼세요”라는 무책임뿐.
우리는 묻습니다.
도대체 시장은 왜 존재하는 겁니까?
🔚맺음말
광주의 소비쿠폰 색상 사태는 단순한 행정 해프닝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지방정부가 얼마나 시민을 중심에 두고 있는지, 얼마나 책임 있게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입니다. 우리는 이 사건을 잊지 않고, 다음 선거에서 반드시 기억해야 합니다.
무능은 그 자체로 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