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 고위 관계자가 미국을 방문한 뒤, 충격적인 발언을 남겼습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이하 전작권) 환수를 방위비·관세 협상과 함께 패키지로 논의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 발언만 놓고 보면, 마치 안보 주권의 핵심인 전작권이 무역 협상 카드처럼 테이블 위에 올려진 듯한 인상을 줍니다.
더 큰 문제는 이 논의가 오가는 와중에 국방예산은 감축되고, 첨단 무기 도입은 줄며, 한국군의 전력은 약화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전작권 환수는 단순한 정치적 선언이 아니라, 그에 상응하는 실질적인 국방력과 작전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 글에서는 지금의 전작권 환수 논의가 왜 ‘비상식적’이라 불리는지, 그리고 어떤 함정을 내포하고 있는지를 조목조목 짚어보겠습니다.
📌목차
- 전작권이란 무엇인가? – 단순한 권리 이상의 의미
- 국방력 약화 속 전작권 환수 추진, 자격 있는가?
- 협상 카드로 쓰인 전작권?… 상식적 접근인가
- 미국의 입장 – 신뢰보다 비용 부담만 강조되는 구조
- 안보 자주권 vs 실질 능력 – 대한민국의 현실
- 결론: 전작권 환수는 ‘거래용’이 아니라 ‘준비된 국가의 권리’다
1. 전작권이란 무엇인가? – 단순한 권리 이상의 의미
전시작전통제권은 전쟁 발생 시 군사 작전의 지휘권을 누가 갖는가를 의미합니다. 현재 한국은 평시 작전권은 우리 군이 갖고 있으나, 전시 상황에서는 한미연합사령부를 통해 미국군이 지휘권을 행사하는 구조입니다.
이 구조는 한국전쟁 이후 유지되어온 한미동맹의 상징이며, 북핵 위기 등 고조된 안보 환경 속에서 연합작전의 실효성을 담보하는 장치이기도 합니다. 즉, 단순한 ‘지휘권 반환’이 아니라 실제 전장에서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작전을 수행할 수 있을 만한 능력이 갖춰졌을 때에야 의미가 있는 문제입니다.
2. 국방력 약화 속 전작권 환수 추진, 자격 있는가?
그런데 지금 한국의 국방 상황은 어떤가요?
- 2025년 예산안 기준으로 국방비 약 900억 원이 삭감됐습니다.
- 아파치 헬기 도입 중단, GOP 경계 시스템 감축, 자주박격포 등 첨단 무기 구매 취소
- 병력 자원은 인구 감소로 급속히 줄고 있고, 예비전력 확보도 위기
이런 상황에서 전작권을 ‘환수하겠다’고 말하는 건, 실질적 준비 없이 껍데기만 갖고 오겠다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실제 전쟁 상황에서 한국군이 독자적 작전을 펼치기 위한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면, 이는 단지 정치적 과시일 뿐입니다.
3. 협상 카드로 쓰인 전작권?… 상식적 접근인가
더 심각한 문제는 전작권 환수를 통상·방위비 협상에 엮어서 거래하겠다는 정부의 태도입니다.
정부는 최근 “방위비, 관세 문제뿐 아니라 전작권 환수도 패키지로 협의 중”이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는 사실상 국방 주권의 핵심 사안을 ‘협상의 카드’로 활용하겠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이런 발언은 국민에게는 안보 불안을 안기고, 미국에게는 한국의 안보 주권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안보는 거래 대상이 아닙니다. 협상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정치적 유불리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존립의 핵심 가치입니다.
4. 미국의 입장 – 신뢰보다 비용 부담만 강조되는 구조
한미동맹을 유지해 온 미국의 시각에서 보자면, 한국의 국방비 삭감과 동시에 전작권 환수 요구는 모순적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미국은 오랫동안 “한국이 자주 국방 능력을 갖추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것을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습니다. 그런데 정작 한국은 국방 예산을 줄이고 무기 체계 도입을 늦추고 있다면, 미국 입장에서는 “너희가 전작권을 달라 하면서 왜 준비는 안 하느냐”는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죠.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처럼 ‘주한미군 철수’나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을 주장했던 인물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한국의 이런 모순된 태도는 오히려 트럼프의 논리를 강화시켜줄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5. 안보 자주권 vs 실질 능력 – 대한민국의 현실
물론 대한민국도 언젠가는 전작권을 환수해야 합니다. 그러나 그 시점은 국방력이 그에 걸맞게 갖춰졌을 때입니다.
지금처럼 병력 감소, 장비 노후화, 무기 구매 중단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면, 전작권 환수는 명목상의 자주권만 얻고, 실제 안보는 더 취약해지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국방부 장관 역시 민간인 출신이 임명돼, 군사 작전 경험과 전문성이 결여돼 있는 상황입니다. 이런 상태에서 전작권 환수를 강행한다는 것은 결국 국민이 안보 불안에 떨게 만드는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6. 결론: 전작권 환수는 ‘거래용’이 아니라 ‘준비된 국가의 권리’다
결국 핵심은 이겁니다.
전작권 환수는 명분이 아니라 실력으로 얻는 것입니다.
지금 한국은 그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작권을 ‘관세 협상’이나 ‘방위비 분담 협의’와 같은 외교 패키지에 포함시키려 한다면, 이는 국민의 안보를 정치적 흥정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고, 주권의 가치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주변을 적대국에 둘러싸인 지정학적 약소국입니다. 한미동맹은 여전히 우리의 안보에 핵심 축이며, 그 신뢰를 훼손하는 어떤 실험적 행보도 자제되어야 합니다.
전작권 환수는 준비된 국가만이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습니다.
지금 한국은 과연 그 준비가 되어 있습니까?